(4)발심
발심은 행복과 평화를 위한 것
교학상으로 볼 때 믿음이 충실하면 그 다음 단계로 발심(發心)이 일어납니다. 성불의 단계로 쉰 두가지 중 첫 단계인 십신이 끝나면 십주(十住)으 단계로 접어들게 됩니다. 그 십주의 초주(初住)가 발심주(發心住)입니다. 믿음의 결과로서 발심은 반드시 생기게 마련인 것입니다.
'발심'이란 쉽게 말해서 마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 마음은 바로 보리심(菩提心, 깨닫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발보리심(發菩提心)을 줄여서 발심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보리는 바로 깨달음입니다. 발심은 곧 깨달음에 대한 마음입니다. 우리가 깨달음을 이루려는 것은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발심이란 영원하고 바른 행복과 평화의 마음을 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심은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생사(生死)와 열반을 상(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발심하는 것입니다. 생사와 열반을 하나의 형상으로 보아 생사를 꺼려서 편안한 열반을 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는 생사의 본성을 열반과 같은 것으로 보아 발심하는 것입니다. 생사와 열반의 차별적인 모습(相)을 떠나 평등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상(相)을 치워버린 발심인 것입니다.
셋째는 깨달음의 본성, 즉 보리의 본성은 결국 마음으로 보아 발심하는 것입니다. 보리는 곧 마음이고, 마음은 그대로 보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의 본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짜 발심이라 하여 이것을 진발심(眞發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쉽게 보리심을 발했다고 할 때 이와 같은 세 가지 양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누구나 초기에는 이고득락(離苦得樂), 즉 괴로움을 떠나 즐거움을 얻자고 하는 목적으로 발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본적인 단계입니다. 말하자면 상(相)이 남아 있는 발심인 것입니다.
진정한 발심은 상을 떠나 생사의 본 성품이 열반과 같은 것이며 그것은 곧 우리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이란 본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 나(眞我)로 돌아가는 것이 진발심인 것입니다.
보리심의 내용은 결국 사홍서원(四弘誓願)입니다. 우리가 의식의 맨 마지막에 반드시 서원을 발하는 것은 그것이 바로 보리심의 내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흔히 이 사실을 간과하기 쉬운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우리가 보리심을 발했다고 할 때는 바로 사홍서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 내용은 바로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입니다.
그 뜻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곧 ' 중생이 끝이 없지만 맹세코 제도하기를 원하옵니다. 번뇌가 다함이 없지만 맹세코 끊기를 원하옵니다. 법문이 한량없지만 맹세코 배우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의 도가 높고 높지만 맹세코 이루기를 원하옵니다'가 됩니다. 사홍서원을 외울 때마다 발심의 의미를 잘 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