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믿음의 가치와 이익

믿음은 불가사의한 일을 성취시킨다

믿음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옛날에 어떤 노스님이 계셨습니다.

그 노스님 곁에는 어린 사미동자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사미동자와 노스님은 무관하게 장난도 치며 지냈습니다.

 어느 날 철없는 동자승이 노스님께 "사과(四果)를 증득시켜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노스님을 성불의 길로 이끌어 주겠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천진한 노스님은 어린 사미동자가 보살의 화현이 아닐까 하고 그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그랬더니 사미동자는 제기를 차다가 노스님의 이마를 탁 때리면서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번째로 탁 때리면서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로 탁 때리면서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네 번째로 탁 때리면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노스님께 "이제 증득할 성과(聖果)를 모두 성취했다"고 장난삼아 머리를 때리면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제기로 머리를 맞을 때마다 그 노스님은 사과(四果)를 다 증득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기록으로 전해져 오는데 오로지 순수한 믿음의 일념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믿음은 이처럼 큰 이익을 가져올 뿐 아니라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일도 성취시키는 것입니다.

믿음은 마치 지팡이와 같습니다. 지팡이는 등산을 할 때나 길을 갈 때 우리를 편안하게 해 줍니다. 불교를 믿는 것도 마치 지팡이와 같아서 우리에게 큰 의지가 되는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떤 때는 참으로 어려운 일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마치 절벽이 가로막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깊은 믿음이 있어서 우리의 의지가 된다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전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국토는 위태롭고 약하며 사람의 목숨은 늘 위급한 지경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불타는 집과 같으며, 괴로움의 바다와 같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요행스럽게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누구나 온갖 어려움과 불행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때 믿음이라고 하는 지팡이는 참으로 큰 의지가 되는 것입니다.

 믿음은 나무의 뿌리와 같습니다. 뿌리는 모든 나무를 길러냅니다. 온갖 사물들은 뿌리를 통해 자라게 됩니다. 아름다운 꽃도 향기로운 과일도 뿌리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신앙의 뿌리에 의해 불교 속에서 복을 짓고, 지혜를 닦고, 인생의 기초를 정립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큰 힘을 이끌어냅니다. 모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믿음은 불가사의한 힘을 자아내게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어린 사미동자와 노스님의 사이에서도 보았듯이 믿음은 정말 불가사의한 힘을 일으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