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결국 계행을 융통성 있게 실천하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자기를 위해 죽이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다른 사람을 시켜서 결국 자기에게 돌아오게 하는 것도 얽히는 관계가 됩니다. 살생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그것이 설사 방편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좋은 날에는 살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에 살생을 하지 않으면 열 가지 좋은 일이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첫째, 모든 사람에게 두려움 없는 모습을 베풀게 됩니다.

 둘째, 사람들에게 자비심을 갖게 됩니다.

 셋째, 몸에 병이 없어서 건강합니다. 불교에서는 단명(短命)이나 병고(病苦)도 근원적으로 병균이나 전염병을 원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지은 업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단명한 과보나 병고의 과보도 살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넷째, 여러 생을 통해서 익혀 온 성내고 애태우는 습기(習氣)를 끊어 버립니다.

 다섯째, 세상에 태어나되 수명이 길게 태어납니다.

 여섯째, 사람이 보지는 못하지만 하늘, 용 등의 삼부(三部) 신중이 보호합니다.

일곱째, 악몽을 꾸는 일이 없고 자나 깨나 마음이 항상 상쾌합니다. 어떤 생명도 빼앗은 적이 없고 위협한 적이 없다면 그 사람은 마음이 항상 편안할 것임은 당연한 일입니다.

 여덟째, 맺혔던 원한이 저절로 풀려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홉째,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일이 없습니다.

열째, 목숨을 마치고 나면 하늘나라에 태어납니다. 최소한 불살생만 하더라도 천당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보가 아니더라도 우리 또한 생명을 가지고 있으므로 본질적으로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상식적인 일인 것입니다. 불교는 자비를 근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자비가 없다면 불교가 아무리 머리 속에 가득차 있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불교인다운 표현은 바로 자비스러움에 있습니다. 자비스러운 일이란 바로 불살생의 실천에 있습니다. 십악 중의 첫째인 불살생만이라도 제대로 실천에 옮긴다면 보다 밝고 환한 내일이 열릴 것입니다.

십악의 두번째 악인 투도(도둑질)는 우선 불여취(不與取)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불여취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계행을 설한 경전에는 바늘 하나, 풀 한 포기라도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면 그것은 훔치는 일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 이외에 현대적 의미의 투도는 다른 사람의 재산권에 대한 보장의 문제나 세금포탈, 사기 행각, 불법, 약탈의 문제 등도 투도의 범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십악 중 사음은 불사음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현대적 의미로 본다면 성(性) 도덕의 준수를 권장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불사음은 육체적 욕망의 노예가 되는 일을 경계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십악 중에서 입으로 지은 네 가지는 망어, 양설, 악구, 기어입니다. 망어는 남을 속이는 거짓말을 일삼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양설은 다른 말로는 이간어(離間語), 파어(破語)라고 합니다. 즉 서로 이간시키는 두 가지 말을 하거나 일을 깨뜨리게 하는 말을 가리킵니다.

악구는 말 그대로 악담을 하는 경우인데 이것은 무심히 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이 상하고 화가 난다고 해서 가까운 사이에도 서로 상처를 주는 말을 퍼붓는 수가 많습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어는 속으로는 좋지 않은 뜻이 담겨 있으나 겉으로는 비단결 같은 말을 일컫는 것입니다. 이것은 저의가 숨어 있으므로 경계해야 할 말입니다.

십악 중에서 마지막 세 가지는 생각으로 지은 악업입니다. 탐심은 탐욕심을 말하는 것으로서 무서운 악업에 해당합니다. 인간의 탐욕은 이 세상을 모두 황금으로 만들어서 채우려 해도 모자란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탐욕이라 끝이 없는 것입니다. 또 진심은 성냄이며, 치심은 어리석음입니다. 탐. 진. 치 삼독은 모든 번뇌의 근원이므로 우리가 반드시 끊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