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은 남을 죽이는 것이며, 투도는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이며, 사음은 삿된 음행을 말합니다.

 또 망어는 거짓말이나 속임말을 일컫는 것이며, 양설은 서로를 이간시키는 말을 하는 것이며, 악구는 악담이나 추한 말을 하는 것이며, 기어는 비단결같이 꾸미는 말이나 의롭지 못한 내용의 말을 하는 것입니다.

탐욕. 진에. 우치의 삼독은 모든 번뇌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서 욕심내는 마음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컫는 것입니다.

여기서 불살생의 의미를 새겨 보기로 하겠습니다. 살생은 불교의 계울 중에서 가장 첫 번째에 해당됩니다. 불교는 불살생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자비의 종교인 것입니다. 착한 행의 기본으로 불살생의 가르침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불살생은 모든 살아있는 것의 생명을 빼앗지 말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모든 생명에게 광명의 자비를 베풀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살생하지 않고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고의적으로 살생하는 경우가 없다 해도 길을 가다가 발 밑에서 밟혀 죽는 생물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 여름철에는 온갖 벌레들을 소탕해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서 불살생은 그런 사소한 벌레를 죽이는 문제를 이야기한다기보다는 어디까지나 인간 본위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일상의 삶을 살아가면서 살생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불살생은 미물인 파리나 모기를 죽이느냐, 마느냐에 중점을 두었다기보다는 생명체를 고의적으로 죽이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선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입니다. 나아가 불가피한 살생 이외에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연지(蓮池)대사는 다음과 같은 날에는 특별히 살생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첫째, 생일날에는 살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평신도는 출가인들처럼 계행을 닦고 지키지 못합니다. 그러나 생일 축하 때 살생하는 것은 그 사람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가 됩니다. 생일은 오래도록 잘 살도록 축하하는 것인데 생일날에 살생함으로써 오히려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또 생일날에 살생하는 것은 병약한 몸의 원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둘째, 출산 때에는 살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출산은 생명의 탄생이니만큼 살생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히 좋을 것입니다.

셋째, 조상의 제사 때는 살생하지 말라고 가르쳤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날에 살생을 하게 되면 그것은 바로 조상님의 왕생극락을 가로막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혼례 때는 살생을 금하라고 했습니다. 혼례는 성스럽고 기쁜 일인데 이때 살생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좋지 않은 것입니다.

다섯째, 손님을 초청했을 때는 살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손님을 초청하는 것은 좋은 자리입니다. 그런 축하의 자리 한쪽에서 생명을 빼앗는 일을 일삼는다면 그것은 맞지 않는 일입니다.

여섯째, 기도하는데 살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기도를 하는 것은 공을 들이는 일입니다. 거기에 다른 생명을 빼앗아서 그들로 하여금 슬픔과 악한 독기를 뿜어내게 한다면 공든 탑은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일곱째, 살생하는 것으로 생업을 삼지 말라고 했습니다. 생업의 종류도 많은데 하필이면 살생하는 일에 종사하는 것은 피하라는 것입니다. 맹자(孟子)의 가르침에도 모순(矛盾)이란 말의 어원을 빌려서 기왕이면 창보다 방패 만드는 직업을 택하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방패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