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윤회(輪廻)

끝없는 생사의 수레바퀴

 흔히 인간은 윤회하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불교에서 윤회라고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교리의 하나입니다. 때때로 윤회를 인정할 것인지, 부정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의 초점이 맞추어지기도 합니다. 전통 불교에 있어서 윤회에 대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윤회의 연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회는 생사유전(生死流轉), 생사윤회(生死輪廻), 윤회전생(輪廻轉生) 등으로 일컬어집니다. 윤회는 마치 수레바퀴가 굴러서 끝이 없는 것과 같이 계속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오늘 하루가 끝나면 내일의 생활로 연속되어집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한 생이 끝나면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금생 이전에 과거생이 있었고, 금생을 마치면 내생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번뇌와 업에 의해서 거듭 돌고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윤회설에서는 죽은 후 영혼이 인간의 몸에서 떨어져 다른 생명체로 옮겨간다고 말합니다. 윤회의 원리를 알고 나면 결코 부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윤회설은 바라문교에서 불교로 유입된 것으로 보는 주장도 있습니다. 윤회는 불교 이전에 이미 있었던 것으로 인도 고대의 사상입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윤회사상을 불교의 학설이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윤회의 이론은 틀림없는 불교의 중요한 빼놓을 수 없는 교리입니다.

그렇지만 불교에서 윤회를 끝까지 철저하게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교는 궁극적으로 윤회에서 벗어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흔히 윤회를 말할 때 육도윤회(六度輪廻)를 이야기합니다. 육도란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의 여섯 갈래를 말합니다. 이러한 갈래들이 미혹한 우리들의 상식이나 입장에서는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꿈 속에서는 명명하게 육취가 있으나 (夢裏明明有六趣)

깨어보니 텅 비어 삼천대천세계도 없다(覺後空空無大千)"

이 것은 꿈꾸고 있는 삶을 계속하는 입장에서는 분명히 윤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깨닫고 나면 꿈 속에서 윤회하던 것은 텅 비어서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깡그리 비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윤회하는 곳이 없어져 버리면 윤회의 주체는 저절로 없어지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윤회에 대한 교리를 중요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중생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눈 뜬 사람, 꿈을 깨고 깨달음을 이룬 입장에서는 윤회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전통적인 윤회에 대한 올바른 견해입니다.

윤회의 입장에서 볼 때 죽은 뒤에 축생, 지옥 등으로 떨어지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또 그런 곳에 간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삶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윤회에 대해서 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 속에서의 윤회입니다. 살아가면서 지옥, 아귀, 축생의 세계로 끄달리는 것입니다. 그런 삶이 바로 윤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면서 때로는 이렇게, 때로는 저렇게 흔들립니다. 또 서로 싸우며 얼굴을 찌푸리고 욕설을 서슴없이 하는 경우도 수없이 반복합니다. 그와 반대로 부처나 보살의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일생을 통해서 여러 가지 양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명백하게 현실적인 윤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 산다고 해서 사람의 삶만을 영위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지만 동물보다 더 못한 삶을 살 때도 있고, 또 지옥이나 아수라와 같은 삶을 살 때도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