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문무왕 때 혜통(惠通)국사는 스님이 된 후 당나라에 건너가서 무외(無畏)삼장스님에게 불법 배우기를 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그래서 삼 년을 기다리며 극진히 모셨으나 그래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혜통국사는 자신의 믿음이 부족한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믿음을 보여드리기 위해 시뻘겋게 달아오른 화로를 머리에 이고 뜰 앞에 서 있었습니다. 화로불이 머리 위에서 이글거리다가 그만 정수리가 터지며 우레와 같은 소리가 났습니다.

무외삼장은 그 때서야 그의 믿음을 갸륵히 여겨 손으로 만져 상처를 낫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상처 자리에 왕(王)자가 생겨 그에게 왕화상(王和尙)이라는 호를 내렸던 것입니다.

마침내 혜통국사는 무외삼장으로부터 불법을 배우고 신묘한 비법까지 전수받았습니다. 그리하여 문무왕 5년(665년)에 신라로 돌아와서 불교를 크게 펼쳤다고 전해집니다.

불교를 공부하게 된 동기나 목적은 각각 다릅니다. 혜통국사의 경우는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자각하고 출가했던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불교는 어떤 면에서는 박력과 의지를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가르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