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선(不思善) 불사악(不思惡)하라."

이 말씀은 곧 선(善)도 생각하지 말고, 악(惡)도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고정된 가치관을 무너뜨리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선이나 악이 개인적인 주의.주장으로 존재할 때 그것은 결코 진리일 수 없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주의.주장이 있으므로 대립이 생기며, 대립이 있는 한 올바른 진리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상대적인 개념이 생겨나기 이전의 상태를 진여(眞如)의 상태라고 말합니다. 또 그것을 공적(空寂)한 마음의 본래 상태, 실상의 상태, 참 생명의 상태 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진여의 상태란 진여를 체득하려고 하는 상태입니다. 또 진여의 상태는 선과 악이 배제된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서 진여는 상대적 개념이 생겨나기 이전의 상태를 체득하여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불교는 사색을 통해서 진리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사색과 분별을 넘어, 즉 상대적인 개념을 초월한 절대적인 진실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우주와 삼라만상의 실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불교공부입니다. 다시 말해서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불교공부의 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