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본래 모습은 모든 것을 스스로 부족함이 없이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곳, 어떤 때라도 우리가 쓰기만 한다면 온갖 묘용을 다 부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관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물을 보고, 듣고, 느낀 그대로 쫓아가면 흔들리고 동요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본 마음자리는 마치 큰 반석(盤石)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아무런 동요가 없는 것입니다.

 끝으로 육조스님은 "내 자성이 능히 모든 조재를 만드는 줄을 어찌 알았으랴(何期自性 能生萬琺)"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의 자성이 능히 온갖 사물과 사건과 이치를 전부 만들어내고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모든 존재는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성립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모든 존재와 사물은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즉 자성이 모든 존재를 창조해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이 세상의 주인이며 창조주인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모든 것을 생성(生成)해 내고 형성하는 것입니다.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주인이기 때문에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이 따른 것입니다. 자신의 삶은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은 자신의 책임 아래 해결되어져야 합니다. 일심의 원리를 안다면 모든 것을 마음의 작용으로 보는 것이 현명하며 그 속에 문제 해결도 있습니다.

 육조스님께서 깨달은 내용도 역시 본래 마음은 청정하다는 사실이며 도 그것을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육신만으로 생멸을 볼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본체로서 불생불멸의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생사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본성은 깨달음과 관계 없이 모두 생사해탈이 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또 우리의 본성은 인식과 관계 없이 불생불멸의 존재입니다. 우리가 수용하든 못하든 관계 없이 자성 속에는 온갖 공덕과 지혜와 자비와 교화 방편과 신통묘용이 갖춰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외적으로 추구하는 부귀 영화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훌륭한 이상(理想)이 자성 속에 감춰져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완전한 인격체인 부처님을 염두에 두고 수행을 쌓아간다면 우리의 자성은 밝게 빛날 것입니다.

 자성에 대한 믿음은 공부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도 부처님과 같은 완전무결한 인격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때 공부는 진일보(進一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