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경(圓覺經)>에서는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종일토록 원각(圓覺)이면서 원각을 모르는 것이 범부다."

 이것 또한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는 본래 위대한 존재입니다. 다만 우리의 진심이 미혹이라고 하는 번뇌 망상의 구름에 가려져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중국에 '연성지벽(連城之璧)'이라고 하는 고사가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나라 때 화씨(和氏)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주 훌륭한 보물은 하나 얻었습니다. 안에는 옥(玉)인데 곁에는 돌로 싸여져 있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임금에게 바치고 큰 상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임금에게 바쳤습니다. 임금은 옥을 감정(鑑定)하는 사람을 불렀습니다. 감정사는 잘못 판단하여 돌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왕을 속인 죄로 다리 하나를 잘렸습니다.

 몇 년 뒤 두번째 임금에게 다시 보물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그 임금도 역시 돌이라고 판정 내렸습니다. 그는 나머지 다리마저 잘렸습니다.

 세번째 왕이 등극하자 그는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그 옥돌을 붙들고 삼 일 동안 통곡했습니다. 그 통곡 소리가 너무나 슬퍼 드디어 임금의 귀에까지 들렸습니다. 임금은 그를 불러 물었습니다.

 "자네처럼 왕을 속이고 다리가 잘린 사람은 수없이 많은데 어찌하여 그리 슬피우는가?"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다리 잘린 것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닙니다. 돌 속에 훌륭한 옥이 감춰져 있는 데도 불구하고 옥을 몰라주니 슬퍼서 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 옥을 감정하게 했더니 세상에 둘도 없는 진귀한 보배가 감춰져 있었습니다. 결국 왕은 옥돌을 갖고 화씨에게 몇 개의 성을 내 주었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고사는 우리의 감춰진 진심을 잘 비유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진심은 훌륭하기 이를 데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신기하다고 할 만큼 위대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번뇌 망상으로 가려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종교를 가까이하고 믿고 공부하는 이유도 오관(五官)의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차원의 삶으로 나아가자는 데 있습니다. 오관을 자기라고  믿고 오관의 삶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마치 옥을 감추고 있는 돌과 같은 것입니다.

 오관의 삶을 넘어서 보다 다른 차원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 종교인의 관심이고 생활입니다. 불교를 통해 공부하는 것은 자신 속에 감춰진 참으로 위대한 인간의 본성을 찾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참 생명이 부처님의 무량 생명과 조금도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보는 것을 견성(見性)이라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