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자기(自己)'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진실한 자기는 참 나이며, 진실 생명인 것입니다. 그것은 곧 일심이므로 적절한 표현입니다. 또 '정안(正眼)'이라고 해서 마음을 바른 안목으로 보았습니다. 마음은 신비하고 고요히 비추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묘심(妙心)'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음을 표현한 말로 우리가 쉽게 접하는 것으로 '주인공'이 있습니다. 마음이야말로 자기의 주인공입니다. 마음 이외에 또다른 주인이 있을 수 없습니다. 마음만이 자기의 주인공이 되어 좌지우지(左之右之)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마음을 '무저발(無底鉢)' 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저발이란 밑이 없는 발우란 뜻입니다. 가는 곳마다 생활이 풍요하기 때문에 밑이 있으면 제한이 있고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무한하기 때문에 밑 없는 발우처럼 무한히 담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무저발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마음의 다른 표현에는 '몰현금(沒絃琴)'이란 말이 있습니다. 몰현금이란 줄이 없는 거문고라는 말인데 줄이 없으므로 무한한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줄이 있다면 줄이 가지고 있는 소리밖에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마음을 '무진등(無盡燈)'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진등은 아무리 오래 켜도, 아무리 많이 비춰도 꺼질 줄 모르는 등불입니다. 이 등불은 미혹한 세계를 환히 비춰주고 인간의 어둠과 불행을 모두 꿰뚫어 주기 때문에 마음에 비유한 것입니다. 마음이란 하나의 촛불이 다하면 꺼지는 그런 불이 아니라 무한한 등불인 것입니다.
마음의 다른 표현에는 또 '무근수(無根樹)'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근수란 말 그대로 뿌리 없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에 뿌리가 없는 나무는 없습니다. 뿌리가 있는 나무는 뿌리를 잘라 버리면 죽고 맙니다. 하지만 마음이란 영원한 생명이므로 처음부터 뿌리가 없기 때문에 자를 수 없는 것입니다.
또 마음을 '취모검(吹毛劒)'이라고 표현합니다. 취모검이란 쉽게 말해서 칼날 위에 머리카락을 올려 놓고 살짝 불기만 하면 터럭이 잘려나간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아무리 많은 번뇌라 하더라도 뿌리째 잘라버릴 수 있는 날카로운 지혜의 칼날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마음의 속성을 나타낸 매우 날카로운 표현인 것입니다.
마음을 또 '마니주(摩尼珠)'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니주란 다른 말로 여의주(如意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란 세상에서 가장 값있는 보배일 뿐 아니라 온갖 가난함을 그 구슬 하나로 구제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도 마음을 나타낸 말로는 '열쇠 없는 자물쇠' '진흙소' '목마(木馬)' '심원(心圓)' '심인(心印)' '심경(心鏡)' '심월(心月)' '심주(心珠)' 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이해하고 공부해 나가다 보면 완전하게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우쭐해지고 풍요로워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설사 가진 것이 없고 지위가 없다 해도 마음을 공부하면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습니다. 궁극에 가서는 부처님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그런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의 공부는 참으로 우리를 넉넉하게 해 줍니다. 마음의 공부야말로 참 공부며, 우리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것입니다. 자기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