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眞如) - 마음 -

가) 마음의 체성(體性)

마음은 처음이요, 끝이다

앞에서 믿음의 대상으로 신근본과 신삼보를 이야기했습니다. 보통 우리가 근본과 삼보를 믿는다고 하지만 결국 믿음은 일심(一心)으로 귀결됩니다. 믿음이란 궁극적으로 일심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불교에 대한 믿음이 생겨서 발심을 했을 때 일심의 문제를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마음의 문제는 곧 법(法)의 문제며 불성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처님의 참 모습도 법, 곧 마음을 바로 보는 일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나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나를 본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일심의 문제는 불교의 처음이자 끝입니다. 이렇게 결론적으로 말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은 일심을 설명하고자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심을 떠나서는 한 마디도 설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일심에 의한 가르침이며 그 가르침 또한 일심으로 돌아가는 가르침입니다.

 일심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수용할 때 불교공부는 완성된 것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일심은 다른 말로 자성(自性), 법성(法性), 진여(眞如), 여래장(如來藏) 등으로 표현합니다.

 일심은 결국 진심(眞心), 참 마음의 다른 표현입니다. 일심은 발심의 대상인 동시에 나아가 불교의 전부입니다. 초기불교의 경전에서도 마음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승불교는 모든 가르침을 일심으로 귀결시키고 있습니다.

 <법구경>에는 마음을 잘 나타낸 가르침이 있습니다.

"마음은 모든 일의 근본이 된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마소(馬牛)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마음은 모든 일의 근본이 된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청정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듯이."

 <법구경>의 이 가르침은 마음의 속성을 잘 비유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부터 모든 일은 시작되고 끝이 난다고 할 만큼 마음의 작용은 모든 일의 전부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일심의 문제는 불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불교공부를 해야 합니다. '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듯이 온 우주 삼라만상이 마음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모든 현상계는 마음으로 성립되었을 뿐 아니라 그것은 마음 그 자체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