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동지 법회 및 임인년 새해 다라니 108독 독송기도 안내

벌써 한해를 뒤 돌아보고 마무리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봄인가 하면 여름이, 여름인가 하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온 대지에 가득한 가을이요, 잠시 만산홍엽(滿山紅葉)에 넋을 빼앗기면 어느새 한잎 두잎 낙엽이 지더니 곧이어 나뭇가지가 앙상한 모습으로 겨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현상은 우리에게 세월의 무상(無常)함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언제나 내 품안에 있을 것만 같았던 자식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 대견스러워 하는 동안 우리 주변에 늘 건강할 것만 같았던 지인들이 하나 둘씩 떠나는 것을 보고는 인생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합니다.

동지 팥죽을 나눠 먹으며 “내년에는 어려운 일이 없이 행복함이 가득했으면 좋겠다(遠禍召福)”고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 이렇게 동지법회에 동참하시라는 편지를 보냅니다.

원화소복(遠禍召福) - 나쁜 일은 멀리 보내고, 복을 불러들인다.

송구영신(送舊迎新) - 묵은 옛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맞이한다.

이 말을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으실 것입니다.

매년 우리가 동지를 맞이해서 법회를 여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요?

동지가 주는 교훈을 새겨나가자는 것에 있습니다.

이는 무명의 긴 잠에서 깨어나 반야의 광명을 찾는 것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밤은 곧 어둠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오랜 세월동안 어둠 속에서 방황하며 윤회를 거듭하여 왔습니다. 바로 이 어둠을 몰아내는 것이 우리 불자들이 해야 하는 신앙의 목표이자 반야라는 광명을 찾는 일입니다.

우리가 부처님과 같은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중생이라는 생각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것의 근본 원인은 무명에 있습니다.

무명이란 진리에 대한 무지(無知), 진리 밝지 못한 어둠 때문입니다.

이 무명으로부터 온갖 잘못된 행이 있게 되고 마침내 생로병사(生老病死)와 우비고뇌(愚悲苦惱)라는 현실고(現實苦)를 창조해 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누구나 무명을 제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을 닦아 탐진치(貪塵癡) 삼독(三毒)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잠시 무명에 가리워져 자신을 모르고 작은 일에도 성내고, 하찮은 일을 가지고도 양보할 줄 모르고,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범부 중생으로 살고 있으나 그렇다고 결코 누구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 가운데 무궁무진한 능력과 지혜를 갖춘 부처님과 같은 존재입니다.

내 안에 간직된 능력을 이끌어내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부처님은 결코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바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갖추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에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모든 소원은 알고 보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수행(기도)을 통해 그 목적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부처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불교는 머리로 이해하고 풀어내는 ‘알음알이’의 종교가 아니라, 철저하게 깨달음의 수행으로 스스로 체험하고 증득하는 ‘수행의 종교’입니다.

안다는 것만 가지고는 불자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전생의 업연으로 와서 이번 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부처님 법을 받아들이고 생활 속에서 말하는 습관 하나, 행동 하나 바꿔 나가면 그때부터 내 삶이 바뀌어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불교가 매력적인 것은 자기 업과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자력신앙’이기 때문에 “미래의 다음 생(生)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데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 새로운 생활양식, 새로운 질서”를 탐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시작도 다라니 108독 기도로 시작하였듯이 임인년 1월 2일 일요일 새해 첫 일요법회에 다라니 108독송을 합니다.

결국 기도는 내가 지은 업장(業障)을 소멸하고, 내가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나 자신이 스스로 지은 바요, 어느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 자신의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여러 불자님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신축년 동지 법회 2565년 12월 19일 일요일 오전 11시

임인년 새해 다라니 108독송 2566년 1월 2일 오후 2시

* 임인년 새 달력을 동짓날 오시면 나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수사 주지 세등, 기도법사 혜각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