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백중 49일 기도 안내

우란분의 ‘우란(盂蘭)’은 도현(倒懸) 즉, ‘거꾸로 매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분(盆)’은 ‘구제한다, 여의게 한다.’는 뜻으로 재(齋)를 베풀어 지옥과 같은 악도에 떨어져 고통 받는 선망부모를 구제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란분절에는 재를 베풀어 온갖 영가들을 천도하는 천도재를 베풀게 되기에 우란분재(盂蘭盆齋)라고도 부르며, 우란분공(盂蘭盆供)이란 현재의 부모와 과거 일곱 생의 부모 영가를 위해서 꽃, 과일, 각종 음식을 갖추어서 여러 스님들께 공양을 올려 그 공덕으로 부모 및 조상 영가의 고통을 없애준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재의 우리가 처한 상황이 ‘우란(盂蘭)’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편리를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한 결과로 인해 환경을 지켜야 할 우리의 친구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나아가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결국 펜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만들어 지며 우리 스스로를 묶어버리고 고통을 받는 ‘우란(盂蘭)’의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깨달아 인간만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서로가 함께하는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는 것이 바로 ‘분(盆)’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인간(우리의 조상)만이 아니라 불성을 가진 모든 존재들에게 재(齋)를 베푸는 날이 바로 우란분재(盂蘭盆齋)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란분절은 목련존자의 어머님에 대한 효행(孝行)의 발로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에서 보듯 부처님께서 가르치시는 효행이란 다만 살아계신 부모님께 잘 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부모님을 비롯한 선망 조상과 일체중생 그리고 법계의 일체 고혼을 천도하여 바른 길로 이끄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범망경에서는 “끝없는 옛적부터 금생에 이르는 동안 육도 중생이 나의 부모와 형제 아님이 없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 억겁을 윤회하고 또 윤회하면서 우린 수없이 많은 이들과 숱한 인연을 지어 왔습니다.

한 겁만을 보더라도 수 억명 이상과 부모 형제, 그리고 자식의 인연을 맺어 왔을 터이거늘, 억겁을 윤회하며 만난 인연이란 어떠하겠습니까. 지금에 나와 만나는 모든 사람들, 나와 부딪치고 싸우는 사람, 사람들 하다못해 짐승들에서 파리 한 마리, 하찮은 미물까지 모두가 어느 전생에 나와 부모, 자식, 형제지간이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아니 분명 어느 한 생은 함께 한 인연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일체 중생이 그대로 나의 부모요 형제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효심(孝心)이 바로 불심(佛心)’이란 말은 부처님의 효심은 내 부모 형제뿐만 아니라 일체 중생에게 베푸는 보살심(菩薩心)이기 때문입니다. 일체 중생이 바로 나의 부모이며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란분절은 대자대비의 효심을 밝히는 날입니다.

작게는 부모님과 선망 조상님들의 극락왕생과 해탈을 기원하고,

크게는 일체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대 서원(誓願)을 실천하는 날인 것입니다.

작년과 비교하여 현재의 펜데믹 상황이 많이 나아져(백신을 통하여) 올해의 백중기도는 언택트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올해의 백중기도는 우리의 조상님들만이 아닌 일체중생을 위한 기도도 함께 하실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백중기도 입제 안내

불기 2565년 7월 4일(음력 5월 25일) 일요일 11시

백중기도 입재 천도재 봉행

매일 새벽 5시 예불 및 금강경 독송

매일 오후 6시 예불 및 지장보살 첨부다라니 독송

기도 회향; 불기 2565년 8월 22일(음력 7월 15일) 일요일

* 영가기도 신청서 함께 동봉하오니 변동 상황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불기 2565년 6월 문수사 주지 혜각 합장